여름철 사용 전 철저한 청소 필수
에어컨 필터에 쌓인 먼지 관리를 소홀히 하면 안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에어컨 사용에 주의가 요구된다. 먼지는 알러지를 일으키는 집먼지 진드기의 온상일 뿐 아니라 암 유발 물질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뱁티스트대학(浸會大學)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홍콩의 공장, 사무실, 학교, 쇼핑몰, 병원에서 채취한 에어컨 먼지에서 모두 암 유발 물질인 PAHs가 검출됐다.
먼지 1g에 함유된 PAHs가 환경보호서가 홍콩의 하수구에서 채취한 폐수 1ℓ당 검출 PAHs보다 많아 에어컨 필터의 먼지를 청소하지 않고 에어컨을 켜게 되면 암 유발 물질을 사방에 내뿜는 것과 같다.
과학계에서는 이미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가 공기 중의 먼지에 축적된다는 사실이 입증된 바 있다. 그러나 홍콩 당국은 현재 공기 중 PAHs 함량 관련 법정 표준을 정하고 있지 않다.
뱁티스트대학 Croucher Institute for Environmental Sciences(CIES) Wong Ming-hung(黃銘洪)교수 연구팀은 홍콩 실내 환경 내 먼지의 PAHs 함유량 조사를 위해 2008년 홍콩섬과 카우룬, 신계 지역의 55개 지점에서 에어컨 필터의 먼지 샘플을 채취해 검사를 실시했다.
검사 결과 모든 샘플에서 PAHs가 검출됐고 함유량은 3.72~22.2㎍/g이었다. 이 중 공장의 함유량이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는 회사 사무실에서 많이 검출됐으며 실내 공기를 엄밀하게 관리하는 병원이 가장 적었다.
홍콩 환경보호서는 과거 홍콩 오수와 해양 침전물의 PAHs 함유량을 측정한 적이 있으며 하수도에서 채취한 오수 1ℓ에서 검출된 PAHs 양이 뱁티스트대학 연구팀에서 채취한 먼지 1g에서 검출된 양보다 적었다. 해양 침전물의 PAHs 양은 1g당 1㎍을 넘지 않았다.
연구를 담당한 한 박사과정의 연구생은 먼지에서 추출한 PAHs로 사람의 간암세포와 피부각질세포에 대한 독성 실험을 실시한 결과 중간 정도의 추출량으로도 세포의 50%가 죽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결과는 실험실의 연구에 국한돼 얻어진 것으로 인체 건강에 미치는 확실한 영향은 알기 어렵다고 강조하면서도 에어컨 필터의 먼지를 정기적으로 청소해 PAHs를 비롯한 기타 오염 물질의 흡입 가능성을 낮춰야 한다고 당부했다.
관련 연구 문헌 자료에 따르면 이번 연구에서 발견된 실내 먼지의 PAHs 함유량은 미국 더럼의 연구 결과와 비슷하고 캐나다 오타와 연구 결과보다는 낮다. 그러나 다른 두 나라의 연구는 카펫의 먼지를 대상으로 한 것이다.
한 대기오염 전문가는 홍콩 시민들이 에어컨 청소의 중요성을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다며 "필터에 먼지가 가득 쌓였다면 이미 실내 공기가 깨끗하지 못하다는 이야기다. 매년 여름철 에어컨을 사용하기 전에 전문가에게 의뢰해 철저히, 깨끗하게 청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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