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3호, 11월18일］

사랑이 지나간 자리

오래된 연인
  "사랑 없는 관계를 그냥 지속해도 될까요?"
  "당사자들이 그런 관계를 지속하기를 원한다면야 별문제 없겠지요."
  "그게 좋아서 그러려는 건 아니지만…"
  "당신의 관계가 사랑이 없는 것이라는 걸 어떻게 확신하지요?"
  "그가 그렇게 말했으니까요.  팔 년 전 처음 만났을 시기에 느꼈던 감정은 남아있지 않지만 우리가 지금 헤어진다고 해서 요즘 세상에 더 좋은 상대를 만나란 법도 없다고 하던데요."
  "당신이 관계를 유지하려는 이유가 그의 말에 동의하기 때문인가요?"
  "꼭 동의해서 라기 보다는…"

  그렇게 말꼬리를 흐리는 P. 그녀가 남자친구와 헤어질 결심을 하고 그것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서 해야 할 일들은 한두 가지가 아니라고 합니다.  우선 그에게 헤어질 의사를 밝힌 다음, 함께 운영하고 있는 가게를 어떻게 처분할 것인지 의논해야 하고 당분간 자기 집에서 함께 살고 있던 그의 여동생을 내보내야 하며 그녀에게 꾸어준 얼마간의 돈도 받아내야 합니다.  팔 년 간 지켜온 관계를 정리하는 것도 괴로운데, 그로 인해 발생하는 복잡한 일들까지 동시에 처리할 생각을 하면 이미 시작도 전에 주저앉고 싶은 마음이 든다고 합니다.

  "사랑 없이 그냥 친구 같은 감정으로 살아도 될까요?"
  "그 질문에 대한 당신의 대답은 무어라고 생각해요?"
  "그 사람은 몰라도 저는 아닌 것 같아요.  저희는 결혼한 사이도 아니면서 같이 가게를 차렸고 그 후론 일에만 매달려 살아왔어요.  결혼이나 미래에 대한 얘기를 구체적으로 해본적도 없는데 벌써 사랑이 식었다는 소리를 듣는 순간 정신이 번쩍 들긴 했지요…  그렇지만 서른을 훌쩍 넘은 지금 누군가를 만나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생각을 하면 왠지 무모한 도박을 하는 것 같아서 걱정부터 앞서요."
  "당신이 원하는 이성관계란 어떤 것입니까?"
  "네?"

  P는 그녀가 원하는 이성상이나 이상적 관계를 구체적으로 표현하지 못 했습니다.  지금의 남자친구보다는 좀더 가정적인 사람이었으면 한다며 얼굴만 붉힐 뿐입니다.  싱글 코칭 프로그램을 운영하다보면, 자신의 미래상이나 이성 파트너에게 원하는 바를 똑 부러지게 알지 못하는 싱글 들을 만나게 됩니다.  내가 원하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으면 갈등에 시달리는 일도 줄어듭니다.  "난 말이야 매운 것을 좋아하지 않고 국물이 있는 음식도 별로야.  그러니까 짬뽕보다는 자장면을 시켜 먹어야지."  짬뽕과 자장면의 딜레마에 시달리다 지레 포기하고 마는 사람이 너무 많은 세상입니다.

  남녀사이를 먹는 것과 동일시 하긴 뭣해도,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를 때 삶이 더욱 복잡해지는 것만은 사실입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은 그것이 눈앞에 나타났을 때 "심봤다!"라고 힘차게 외칠 수 있습니다.  내가 찾는 것이 산삼인지 도라지 사돈인지 모르고 심심산천을 헤매는 심마니의 의도는 무엇입니까?  많은 미혼남녀들이 사랑은 가슴이 하는 일이라 믿고 모든 것을 운명의 손에 떠넘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설레는 가슴으로 느낀 사랑도 머리가 전하는 지혜를 양분으로 받아들여야 더욱 탄탄하게 뿌리를 내릴 수 있습니다.  그렇게 내면이 강한 사랑은 삶이 던지는 온갖 우여곡절을 이겨내고 충만을 더해갈 기회를 결코 놓치지 않습니다.

멋진 싱글 라이프를 위해 지금 할 일들
1. 진정 당신이 소울 메이트를 찾고 있다면 현재 별 수없
이 만나고 있는 기준미달의 상대부터 정리한다.  당신의 소울 메이트가 들어설 수 있는 정신적 실제적인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

2. "서류상 싱글"과 "준비된 싱글"의 차이를 안다.  준비된
싱글은 삶의 모든 면에 있어서 솔직하고 당당한 이성 관계를 맺을 만반의 준비가 된 사람!  상대에게 말 못할 사연이나 돈 문제, 가족 간의 갈등 등은 지금 해결하도록 한다. 결혼은 싱글 라이프의 도피처가 아니다.

3. 상대가 무슨 일이 있어도 꼭 갖춰야 할 점 다섯 가지를 정한다.  일단 정한 기준을 반드시 지켜 선별된 상대만을 만나고 마음이 흔들릴 경우를 대비하여 친구들에게 협조해줄 것을 요청한다.  지루함이나 외로움을 핑계로 기준미달의 상대를 만나는 등 타협할 경우 자신을 자택 감금해줄 것을 사전에 부탁해둔다.

4.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태도를 갖는다.  뒷 담화를 즐기
고 시니컬한 사람은 매사에 낙천적인 사람을 견디지 못하는 법!  활기차고 즐거운 싱글 라이프를 원한다면 스스로 적극적이고 긍정적으로 행동하여 부정적인 사람들을 주위에서 몰아내도록 한다.  삶의 기준과 이상이 맞는 싱글들과 어울리며 서로를 격려하는 주변 환경을 가꾼다.

5. 매사에 자기표현을 분명히 한다.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좋고 싫음을 표현하는 의사소통 스킬을 배운다.  자신이 싫은 것은 싫다고 거절할 권리가 있음을 상기하며 자기를 존중하는 마음을 기른다.  '싱글' 이라는 것을 절호의 기회라는 점을 명심하고 하루하루를 후회 없이 살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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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코치 이한미 (2647 8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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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클리홍콩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5-12-07 1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