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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대학가,“푸통화(普通话) 대학 졸업자격시험 폐지하라”비등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18-02-01 14:56:28
  • 수정 2018-02-01 16:3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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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홍콩 대학가가 시끄럽다. 홍콩대(香港大学)와 중문대(中文大学)에 이어 침례대(浸会大学 : Hong Kong Baptist University, HKBU)에서..
최근 홍콩 대학가가 시끄럽다. 홍콩대(香港大学)와 중문대(中文大学)에 이어 침례대(浸会大学 : Hong Kong Baptist University, HKBU)에서도 저급한 언어로 첸다캉(钱大康) 대학 총장을 비난하는 표어가 등장한 데 이어, 시티대(城市大学)에서도 이와 비슷한 표어가 나돌아 홍콩 사법당국이 긴급 대응에 나섰다.


가. 문제의 발단은 이렇다. 침례대 푸통화(베이징 표준어) 졸업자격시험 면제 평가 기준(이하 시험 면제 평가)에 대해 불만을 품은 학생들이 어학센터 (语文中心)를 점거하고 농성을 벌인 데서 비롯됐다.

침례대 어학센터가 실시한 제1회 시험 면제 평가 결과 겨우 응시생의 30%만이 통과된 것이다. 학생들은 평가 기준이 투명하지 않고 시험관이 석연찮은 이유로 낙방시켰으며 대륙 본토의 푸통화 수준 평가시험(汉语水平考试)보다 난이도가 더 높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대학 당국은 평가가 공정했다고 항변한다. 오히려 총장은 언어폭력행위를 행사한 학생회장 등을 불법으로 엄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1월 24일, 학생회장과 동아리 관계자 등 2명에게 일시 정학 처분을 내렸다. 학생들은 정치적인 이유로 희생양을 만들었다며 점거 농성했다. 1월 25일 침례대 스포츠센터 외벽에는 스프레이로 “푸통화 필요 없다(不要普通话)”, “차별 대우(歧视)”, “NO PTH(普通话)”라는 흑색 페인트 글씨가 씌었다

 
 

나. 무엇이 문제인가?

침례대는 10년 전부터 홍콩 출신 재학생들에게 전공학점과는 별도로 푸통화 학점을 필수 이수 과목으로 설치했으며, 푸통화 시험에 통과해야 졸업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또한 침례대는 필수 이수 기본과목으로 중문, 영문과 스피치(연설) 과정을 지정하고, 시험에 떨어지면 졸업을 불허했다.

2016년 4월, 한 동아리에서 학내 공개투표를 실시, 투표 학생 90%로부터 푸통화 졸업자격시험제도 폐지 찬성 표를 받아냈다. 학교 당국과 학생회는 수차례 협의를 거쳐, 푸통화 졸업자격시험 면제제도를 확대하고, 2017년 11월 제1회 시험 면제 평가를 실시하며, 푸통화 시험 성적 결과에 따라 졸업 자격 부여 여부를 결정하기로 합의했었다.

현재 침례대 재학생은 13000명이다. 제1회 시험 면제 평가에는 350명이 응시했고, 올해 1월 10일 합격자가 공표됐는데 30%만이 통과했다.

침례대 어학센터의 시험 면제 규정에 따르면, 불합격 학생은 시험 면제 자격을 재취득하던지, 어학센터의 푸통화 과정을 이수하고 학기말 시험에 통과해야만 한다. 학생회와 관련 동아리는 일부 불합격 학생 중 푸통화가 능통함에도 불구하고 시험관이 “푸통화 구사가 주어진 역할 설정과 맞지 않는다”라는 등의 이유로 떨어뜨렸다고 주장한다. 이는“말하기”시험과 관련이 있다. 응시생에게 7개 주제가 주어지면 30분 동안 답변을 준비한 후, 각 주제에 대해 1~2분 내에 푸통화로 답변하도록 돼 있다.

각계 반응은 어떠한가?

일부 불합격 학생들은 반대연합회를 구성하고 대학 당국과 교섭에 들어가기로 했다. 학생회는 개별 학과들과 연계하여 광둥어로 된 공개서한을 발표하는 한편, 재학생의“기본 푸통화 구사능력”함양을 목표로 하는 대학 당국의 현행 면제 평가 기준을 맹비난했다.

1월 17일, 반대연합회, 학생회, 동아리 구성원들이 어학센터에서 점령 농성에 들어가자, 저우웨이리(周伟立) 부총장 등이 조정에 나서, 23일 열린 학생대회에 참가하여 의견을 교환했다. 어학센터에서도 농성 학생들이 수차례 요구한 끝에 푸통화 졸업자격시험 평가 기준을 공개함으로써 8시간 만에 농성은 해산됐다.

푸통화 과목 수강에 대한 쟁론 비등

홍콩 대학가의 푸통화 수강에 대한 쟁론은 수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6년 과기대(科技大学)의 광둥어 동아리에서도 학내 공개 투표를 실시, 중문학 강좌의 푸통화 중심 강의 방침을 폐지하자는 데 투표자의 96%가 찬성 표를 던졌다.

과기대는 최근 중문학 강좌에 광둥어 강의를 개설했다. 그러나 과기대는 동 과정 수강생이 기말고사에서 반드시 푸통화 구두시험에 참가해야 한다는 방침을 여전히 고수한다. 2017~2018 학년도부터 중문학 강좌 학점 전환제도(수강 면제)를 시행 중이다.

이와 더불어 과기대 교육학부(사범대학)에서는 졸업 전 영어 및 푸통화 평가 방침을 철폐하는 대신, 졸업예정자가 중국이 실시하는 “푸통화 수준 평가시험”을 치르도록 변경했다. 푸통화 성적이 졸업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성적표에는 기재하도록 규정했다.

이에 대해 교육학부 학생회의 반발이 심하지만, 대학 당국은 입학 전에 이미 관련 규정 내용을 주지시켰다며 고수하고 있다.

2013년 10월, 홍콩 빈과일보(苹果日报)는 시티대 석사과정의 하나인 “중국문화요의” 과목은 당초 광둥어로 진행하기로 예정되었으나, 일부 중국 본토 학생들이 담당 교수로 하여금 푸통화로 강의해달고 강하게 요구함으로써 홍콩 학생들과 중국 본토 학생들 간에 논란이 심화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친 중국계 매체들은 이러한 학내 충돌 사실 자체를 부인하고, 양 지역 간 학생들이 잘 융합하며 학업 한다고 보도했다.

침례대는 어학센터가 푸통화 시험 면제 평가 기준을 정할 때, 외부 고문과 전문가들부터 충분한 자문을 구했다고 설명한다. 아울러 모의 평가시험과 올해 시행된 시험 면제 평가시험 역시 표본 추출 방식으로 외부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구한 결과 표준에 적합하다는 인정을 받았다 주장한다.

한편 홍콩 정계의 반응도 뜨겁다. 건제파(建制派) 입법위원들은 대체로 침례대 학생 데모를 질책했다. 범민주 파 교육계 위원인 예젠웬(叶建源)은 대학 당국과 학생이 충돌을 자제하고 토론을 통해 해결하기를 바라며, 학생들의 점거 농성은 반대했다.

급진 민주파 입법위원 정송타이(郑松泰)는 홍콩 평등 기회위원회에 서한을 보내 이번 푸통화 졸업자격시험 사태가 홍콩의 <종족 차별 조례>에 저촉되는지를 조사해 달라고 요청했다.

푸통화가 능통해야만 침례대 졸업생이 될 수 있나?

침례대 문학부 부원장 뤄빙샹(罗秉祥) 교수는 페이스북에서 “푸통화와 공산당은 전혀 무관하다. 공산당 이전 중화민국(현 대만) 시절에도 국어(베이징 표준어)가 있었다.

문제는 푸통화 졸업자격시험의 난이도가 아니라 홍콩 출신 학생들의 푸통화 혐오 태도와 학습동기 부재다.”라고 지적했다.

위 글은 관련 학생들이 정학 처분을 당하던 날, 무슨 이유에서인지 페이스 북에서 삭제됐다. 홍콩에서 앞으로 푸통화 대학 졸업자격시험의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다.

(위클리홍콩 송창의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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