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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 아기, 부모와 분리 격리돼 지역사회 공분
  • 위클리홍콩
  • 등록 2022-03-01 16:09:30
  • 수정 2024-04-23 11:5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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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외 출국자 팬데믹 이후 최다, 부모들 병원 방문 기피

 

최근 코비드19에 확진된 11개월 아기가 부모와 분리돼 아이만 병원에 격리된 사건이 홍콩 지역 사회에 보도되면서 많은 부모들의 불안이 커졌다. 엄격한 격리 규정에 자녀와 분리될 것을 우려한 많은 가정들이 해외 또는 중국으로 출국하고, 현지 부모들은 자녀가 코비드19 증상이 나타나도 병원 방문을 꺼리는 현상이 나타났다. 외교 공관과 일부 보건 전문가들은 홍콩 당국의 엄격한 격리 규정이 가진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지난달 22일(화) 영국인 여성 로라가 최근 생후 11개월 딸이 코비드19 확진 의심 환자로 분류되면서 자녀와 강제 분리된 상황에 처한 소식이 소셜미디어에 올라오면서 많은 부모들 사이에 불안감을 고조시켰다. 로라에 따르면, 21일(월) 아이가 열이 나고 호흡 불안 증세를 보인 직후 받은 검사에서 코비드19 양성 반응을 보였다. 이후 관할 의료진들이 딸을 분리해 격리 병동에 이송토록 조치했고 엄마인 로라는 아이와 함께 머물겠다는 간청에도 불구하고 병원에서 나갈 것을 요구받았다고 전했다. 아이는 안정적인 상태이지만 최소 7일 병원에 입원해야 했다. 24일(목) SCMP가 확인 결과, 아이와 재결합해 페니즈 베이 격리시설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홍콩의 팬데믹 확산세가 심각해지고 격리 시설의 환자 수용 능력이 크게 초과되면서 홍콩 당국은 환자 본인만 격리 시설에 입소하는 방식으로 운영해왔으며, 여기에는 유아, 어린이도 포함된다. 홍콩 정부는 약 두 달 만에 일일 확진자 수가 제로에서 수천으로 폭증하면서 현재 공공 병원이 유아와 부모를 함께 수용할 수 없을 정도로 포화상태라고 설명했다. 

 

로라와 로라의 코로나 확진 딸의 분리 사건뿐 아니라 3월 중 전 시민을 대상으로 코로나 전수 검사를 실시하겠다는 정부의 발표까지 더해져 많은 부모들이 자녀와의 분리 가능성에 두려움이 커졌다. 외국인 가정들은 전수 검사 전 홍콩을 떠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2월 14일~20일 일주일간 27,303명이 홍콩을 떠났으며, 전주 대비 약 20% 증가했다. 팬데믹이 시작된 이래 주간 단위로 가장 많은 출국자 수다. 팬데믹으로 국제 항공편이 어느 때보다 급감한 상황에서 홍콩을 떠나려는 사람들은 늘어나자 항공권 가격도 크게 급등했다. 

 

홍콩 주재 유럽연합(EU)은 캐리 람 행정장관에게 홍콩 코비드19 방역 정책에 대한 교민들의 우려를 표명하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해 줄 것을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전했다. 토마스 뇨치(Thomas Gnocchi) 총영사는 영국, 프랑스, 미국 등 9개국발 항공편 운항 금지, 등교 중단, 격리 정책 등에 관한 우려를 표명하며 이를 재고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홍콩의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지난 1년간 홍콩에 거주하는 EU 주민 10%가 홍콩을 떠났고, 일부 유럽 기업들이 아시아 본부를 홍콩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전시켰다”고 밝혔다. 

 

프랑스, 네덜란드, 캐나다 등 해외 공관 또한 홍콩 당국의 현행 정책에 홍콩에 거주하는 교민들의 불안을 악화시켰고, 많은 현지 거주 자국민들이 해외로 떠나려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국제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완화 조치를 고려해길 바란다고 전했다.

 

홍콩 주재 영국과 호주 홍콩 총영사관은 유아와 부모가 분리된 사태에 홍콩 당국의 조치에 강력히 비판했다. 

 

렁 치치우(Leung Chi-chiu) 전염병 전문가는 코비드19 환자 폭증과 격리 시설 부족 문제 외에도 공립 병원은 코비드19 환자뿐 아니라 보호해야 할 일반 환자도 많다며 증상이 없고 음성 판정이 나오면 자택에서 격리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아이가 심각한 증상이 없고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으면 7일 격리 규정과 상관없이 자택에서 격리를 하고, 더 심각한 증상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 침상을 내어주는 것이 효율적인 선택이다”고 말했다.

 

싯하스 스리하르(Siddharth Sridhar) 홍콩대학교 미생물학 부교수는 “부모와 자녀가 분리시킨 사건은 대중들에게 큰 충격을 줬으며, 이는 시민들로 하여금 자녀가 증세를 보여도 코비드19 검사를 받는 것을 기피하게 만들었다. 자녀가 심각한 증상을 앓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 최소 1명의 부모가 아이와 함께 머물 수 있도록 한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오웬스(David Owens) 가정의학과 의사 또한 당국의 엄격한 격리 규정으로 인해 부모들이 아이가 홀로 격리되는 상황을 막고자 병원 방문을 꺼리고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것을 우려했다. 

 

한편 25일(금), 지역 사회의 공분 이후 병원 당국이 안정적인 상태의 확진 아동이 집에서 격리할 수 있도록 하며, 의학적 도움이 필요한 경우 공립병원 소아과 격리시설에서 치료와 보살핌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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