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중소기업 구제책 ‘세입자 임차 보호법’, 강한 반대 부딪혀
  • 위클리홍콩
  • 등록 2022-03-15 12:32:01
기사수정
  • 캐리 람 ‘시장 원칙 훼손’ vs 폴 찬 ‘중소기업·임대주 상생의 길’


정부의 강도 높은 코비드19 방역 정책으로 타격받은 중소기업 임차인을 지원하기 위한 세입자 임차 보호법이 여러 부문들의 이해관계 충돌과 정치적 논쟁에 불에 붙었다. 

 

세입자 임차 보호법은 지난달 말 연례 예산안에서 폴 찬(Paul Chan) 재무장관이 발표한 중소기업 구제책 중 하나로, 3개월간의 ‘세입자 보호 기간’을 부여해 제때 임대료를 지불하지 못한 임차인에 대하여 임대인이 임대차 계약을 강제 해지 또는 서비스 종료, 퇴거 등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없도록 하는 법안이다. 당초 폴 찬 재무장관은 법안 발효 후 3개월간 유효하며 필요시 3개월 더 연장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해당 법안은 임대업을 하는 부동산 개발업체와 임대주들의 강한 반대에 부딪혔고, 결국 지난 7일(월) 폴 찬 재무장관은 법안 유효 기간은 최대 6개월에서 3개월로 단축했다. 또한 임대료 수금 지연으로 현금 흐름 문제가 발생한 영세 임대주를 지원하기 위한 추가적인 조처들을 마련했으며, 여기에는 최대 10만 홍콩달러까지 무이자 정부 대출, ‘세입자 보호 기간’ 동안 세금 납부 및 담보 대출 상환 유보 등이 포함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법안 시행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 소식통에 따르면, 캐리 람 행정장관이 법안 승인에 회의적인 것으로 전했다. 소식통은 “캐리 람 행정장관이 비공식 행정회(Exco·정부 내각) 회의를 소집해 해당 법안 시행 여부에 관한 논의를 할 것이며 이 같은 움직임은 매우 이례적이다”고 설명하면서 “현재 부동산 개발업체와 임대주들이 현금 흐름 문제 우려에 격렬한 반대에 부딪혔고, 캐리 람 행정장관은 이 법안이 불간섭 시장 원칙을 훼손한다고 생각해 폴 찬 재무장관과의 의견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폴 찬 재무장관은 중소기업을 구제하는 것이 결국 세입자를 살리고 임대주를 살리는 길이라고 믿기 때문에 법안 승인에 강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으며, 현재 법무부와 협력해 법안의 세부사항을 다듬는 작업 중이라고 소식통이 덧붙였다.

 

부동산 개발업체와 임대주들의 불만의 요지는 세입자 임차 보호법이 임대주의 담보 대출금 상환을 위한 원활한 현금 흐름에 장애가 된다는 것이다. 또한 이 법안은 오히려 세입자의 임대료 부채만 쌓이게 할 것이며, 만약 세입자가 파산하면 임대주는 결국 밀린 임대료를 받아내지 못하고 오롯이 그 피해를 다 떠안게 된다고 주장했다. SCMP는 홍콩부동산개발업체협회( Real Estate Developers Association of Hong Kong)가 해당 제안을 보류하도록 정부에 압력을 가하기 위한 특별 회의 소집을 계획 중인 것으로 보도했다.

 

로니 통(Ronny Tong) 행정회 의원이자 변호사는 “만약 법안을 보류하면 정부가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에게 고개를 숙인 격이 되어 정부의 신뢰성이 손상될 수 있다. 하지만 영세 임대주들의 우려사항을 해결하지 않는다면 법안이 유보될 가능성이 높다”며 사실상 정부가 딜레마에 놓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법안 발효로 영세 임대주에게 미칠 피해가 중소기업이 얻게 될 혜택보다 크기 때문에 임대 소득에 의존하는 임대주, 특히 고령의 영세 임대주들의 고민을 해결해주지 않는다면 시행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조셉 호(Joseph Ho) 화장품향수협회(Cosmetic and Perfumery Association of Hong Kong) 회장은 “중소기업이 재정적 어려움을 덜기 위해서 꼭 필요한 법안이 통과되지 않는다면 업계는 매우 실망하고 좌절될 것이다. 임대주측이 코비드19 여파로 타격받은 중소기업 세입자들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함께 난관을 헤쳐나갈 수 있도록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주길 바란다”며 조만간 중소기업 관련 단체들이 정부와 행정회가 법안 승인을 촉구하는 연합 기자회견을 개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앤드류 람(Andrew Lam) 선거위원회 의원은 입법회(Legco)에서 이미 논의되었고 많은 의원들의 지지를 받았는데 왜 행정회(Exco)에서 이를 반대하는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으며, 토미 청(Tommy Cheung) 행정회 의원이자 자유당 의원은 신속한 법안 도입과 발효만이 타격받은 산업에게 숨통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친중 신문인 문회보(Wen Wei Po)와 다공보(Ta Kung Pao)도 중소기업이 Covid-19 폭풍을 극복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수정된 제안 법안을 지지하는 입장을 표명했다. 

 

재무장관실 대변인은 SCMP의 문의에 현재 해당 법안의 입법 절차에 따라 ‘전력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해당 법안은 행정회(Exco)와 입법회(Legco)에서 행정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발효될 수 있다고 SCMP가 보도했다. 


ⓒ 위클리 홍콩(http://www.weeklyhk.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0
스탬포드2
홍콩 미술 여행
홍콩영화 향유기
굽네홍콩_GoobneKK
신세계
NRG_TAEKWONDO KOREA
유니월드gif
aci월드와이드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