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국경 빗장을 풀고 무격리 입국을 재개하고 있는 가운데 홍콩은 여전히 엄격한 국경 간 여행 제한 정책을 유지하고 있어 글로벌 항공 허브로서의 지위를 잃었다고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지적했다.

6일(수), 윌리 왈시(Willie Walsh)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사무총장은 홍콩의 여행 제한 정책이 여행객들의 입국을 어렵게 하고 항공사들의 운영을 극도로 어렵게 만들었다며, 홍콩이 글로벌 항공 허브로서의 노선에서 이탈했다고 경고했다. 그는 “코비드19 팬데믹을 관리하기보다는 무조건 차단하려는 국가들은 국경 간 여행 재개를 통한 막대한 경제적 및 사회적 혜택을 잃는다”고 말했다. 

윌리 왈시 사무총장은 항공 허브로서의 지위를 잃은 홍콩이 다시 회복하기 매우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다. 왜냐하면 지난 2년 동안 홍콩이 강도 높은 국경 간 여행 제한 정책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대다수 도시들이 국경간 여행을 재개하면서 항공 허브로서의 위치를 공고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홍콩은 앞으로도 여전히 중요한 시장이 될 테지만, 많은 여행객들이 정말 홍콩을 와야 하지 않는 이상 여행을 떠올릴 때 홍콩을 찾지 않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IATA에 따르면, 전 세계 2월 항공 여행 수요가 전월 대비 강한 반등을 보였다. 유럽 항공사들은 지난 2월 승객 수송량이 지난해 동기 대비 380% 증가했으며, 아시아 항공사는 144% 증가했다. 북미는 같은 기간 126% 증가했다. 

전 세계가 국경 빗장을 풀고 무격리 여행을 재개하고 있지만 캐리 람 행정장관은 해외 유입 사례를 예방하기 위하여 반드시 유지되어야 하는 기본적인 홍콩의 방역 정책 중 하나라며 운항 제한 메커니즘 폐지 목소리를 일축했다. 대신 지난 4월 1일부터 9개 국가발 항공편 금지 해제와 함께 양성 반응 승객을 태운 항공편 운항 제한 기간을 기존 14일에서 7일로 단축했다. 또한 해외 입국자들의 호텔 격리 기간을 7일로 단축했다.

국경 간 여행 제한 완화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여전히 홍콩이 세계로부터 고립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프레데릭 골롭(Frederik Gollob) 홍콩 유럽상공회의소 회장은 “항공 운항 일시 중단 기간을 7일로 단축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항공편 운항이 중단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이는 승객들의 여행 일정에 불확실성을 높일 뿐 아니라 항공사에게도 상당한 운영상의 피해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4월 1일 이후 4일 만에 싱가포르항공, 에미레이트항공, 캐세이퍼시픽항공, 카타르항공, 대한항공, 말레이시아항공 등 6개 항공사가 운항 일시 중단 명령을 받았다. 이는 1월 이후 최단 기간 최다 건수다. 특히 에미레이트항공의 경우, 두바이-방콕-홍콩 노선이 올해에만 벌써 6차례 운항 중단 명령이 내려졌고 총 77일간 운항이 중단됐다.

Webb-Site.com에 따르면, 지난 5일(수)에 예정됐던 항공편 76편 중 15편만 정상 운항됐고 나머지 74%의 항공편이 취소됐다. 7일(목) 항공편 또한 56% 이상이 취소됐다.

브랜던 소비(Brendan Sobie) 항공 분석가는 홍콩이 글로벌 항공 허브로서의 위상이 하락했다는 점에서 동의했지만 이 같은 상황이 영구적으로 지속되지 않을 것으로 믿었다. 홍콩의 지리적 강점과 캐세이퍼시픽의 강한 브랜드 파워를 고려했을 때 홍콩이 다시 글로벌 항공 허브로서의 명예를 되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아이반 헝(Ivan Hung) 홍콩대학교 임상학 교수는 “항공편 운항 중단으로 인한 불확실성 확대에 많은 기업과 주민들이 좌절하고 있지만, 현행 여행 제한 조치는 일시적인 조치라고 생각된다. 이달 말에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완화 이후에 따라 어떻게 될지 달렸다. 거리두기 조치 완화 이후 입국 제한 정책에 대하여도 고려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