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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홍생]번화한 대도시 홍콩에서 인간과 공존하는 야생소
  • 위클리홍콩
  • 등록 2022-11-11 10:48:30
  • 수정 2022-11-11 14:5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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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부다 인근 야생소 홍콩하면 빽빽한 마천루와 불야성을 이룬 쇼핑거리, 많은 인파가 거리를 바쁘게 오가는 도회적인 대도시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하지만 조금만 외곽으로 빠져나가면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잘 보존돼 있고, 그곳에서 인간과 공존하며 살고 있는 다양한 야생동물들을 찾아볼 수 있다. 

 

 홍콩에 오면 꼭 가봐야 하는 곳 중 하나가 바로 란타우섬 포린사와 빅부다다. 옹핑 케이블카를 타고 빅부다를 향해 걷다 보면 인근을 배회하는 큰 소들을 발견할 수 있다. 어린 시절, 대도시에서만 줄곧 살아왔던 나는 처음 이 소를 보고 그 무시무시한 크기에 놀라 엄마 뒤꽁무니를 잡으며 도망을 쳤었다. 소가 무서우면서도 또 신기해서 자꾸만 곁눈질로 소에게서 시선을 뗄 수 없었다. 

 

아니, 길고양이 같이 귀여운 크기의 동물이 아닌 큰 소라니. 그것도 홍콩처럼 대도시에서! 우리나라에서도 웬만한 시골이 아니면 소를 찾아보기 힘든데, 홍콩에서 이 야생 소를 보게 되면 놀라지 않을 수가 없다. 

 

 홍콩의 야생 소들은 주로 란타우섬과 신계 지역에서 발견된다. 특히 신계 지역에서는 사이쿵(Sai Kung), 마온산(Ma On Shan) 인근, 무이우(Mui Wo), 푸이오(Pui O) 등 꽤 넓게 분포돼 있다. 운이 좋으면, 란타우 남부에 있는 청샤 비치(Cheung Sha Beach)에서 일광욕을 즐기는 소를 볼 수 있고, 포린사나 무이우, 또는 사이쿵 거리를 한가롭게 돌아다니는 소를 볼 수 있다.  

▲해변가를 유유자적 지나는 소 (사진 출처 : Zolima City Mag)

 

그렇다면 이 소들은 어디서 왔고 어떻게 대도시 속에서 야생 소로 살아남게 됐을까? 20세기 초반까지만 해도 홍콩에서도 벼농사를 지었다. 농사를 위해 홍콩에 소를 들여왔는데, 1970년대에 이르러서는 쌀 생산이 중국 본토로 이전되었고, 급속한 경제 성장과 도시화로 홍콩 농업 산업이 점차 쇠퇴했고, 소들의 용도가 사라져버렸다. 가축이 아닌 소들은 농업 쇠퇴와 함께 집을 잃고 야생에 방생되었는데, 농수산보존국(AFCD) 통계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야생소의 개체가 약 1,200마리에 달한다.

 

 농사를 위해 들여온 소가 방생이 된 후 도시의 광야에서 야생소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홍콩의 자연 때문이다. 홍콩섬과 카우룽 반도는 지구상에서 가장 인구 밀도가 높은 지역이지만, 그 외의 나머지 전체 토지의 4분의 3 이상은 공원과 자연 보호 구역으로 이뤄져 있다. 또한 소와의 평화로운 공존을 위한 지역 주민과 동물 보호 단체가 있다. Sai King Buffalo Watch(SKBW), Lantau Buffalo Association(LBA) 등 단체들은 야생소들의 서식지를 보존하고 책임있게 소들을 관리할 수 있도록 정부 당국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

 

 신기하고 귀여운 소들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지만, 사람과 가까이 공존하는 만큼 때때로 야생소 관련 사건사고도 많이 보도된다. 시내 도로를 질주하는 소떼의 아찔한 영상이나, 쓰레기통을 뒤져 엉망을 만드는 사진들이 온라인에 종종 게시된다. 소로 인한 불만 신고도 많이 접수되기 때문에, AFCD는 야생소를 개체군을 관리하는 전담 부서를 마련했으며, 중성화한 소를 식별하고 추적하기 위해 귀에 표식들 달고, 주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임야나 시골로 옮기는 작업을 한다. 

 

           ▲쓰레기를 뒤지는 소떼                                         ▲슈퍼를 침입해 음식을 먹는 소떼                 

 혹시 도심을 벗어나 여행을 가거나 트레킹하는 도중 야생소를 만나게 되면, 주의해야 할 점들이 있다. 너무 가까이 접근하거나 큰 소리를 내면 안 되며, 먹이를 주면 안 된다. 소 앞에서 불안해하거나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선 안 된다. 소는 대체로 조용하고 온화하지만 짝짓기 시기이거나 몸이 아프면 공격적인 모습을 보일 수 있다. 그리고 항상 발밑을 살펴보자, 묵직한 소똥을 밟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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