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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홍생] 설렘의 감성을 담은 소호와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
  • 위클리홍콩
  • 등록 2022-12-23 10:43:46
  • 수정 2022-12-30 18:3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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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 여행을 왔다면 센트럴 소호를 가보지 않을 수 없다. 소호를 가기 위해 다른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겠지만, 그래도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만큼 편한 시설은 없다. 그래서 홍콩 여행을 오는 지인을 만날 때면 항상 홍콩역 IFC몰에서 만나, 몰을 구경한 후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소호로 이동하는데, 랜드마크와 식사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나만의 최고의 코스다.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는 홍콩의 대표 랜드마크 중 하나로, 영화 ‘중경삼림’ 등 홍콩 영화 촬영지로 7080세대 홍콩 영화 팬들에게 알려져 있다. 좀 더 젊은 세대들에게는 배트맨 영화 시리즈인 ‘다크나이트’ 배경지로 친숙하다. 그래서 이 에스컬레이터를 탈 때,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에 들어온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영화 ‘다크나이트’


영화 ‘중경삼림’


영화 ‘엑시덴탈 스파이’


 센트럴 미드레벨과 소호가 주는 설레는 감성이 있어 개인적으로 이곳을 자주 찾는다. 에스컬레이터를 따라 이동하면서 골목골목 사이로 보이는 차찬텡, 타이파이동 등 로컬 식당들이 옛 홍콩 모습을 지키고 있다. 그러다 조금만 지나면 빽빽한 건물 사이에 오밀조밀 모여있는 레스토랑과 바, 카페들이 보이는데 ‘웨스턴 분위기(western vibe)’를 더하면서 로컬과 웨스턴 분위기가 잘 어우러져 있다. 곳곳에 멋진 벽화를 구경하고 아트 갤러리, 앤티크 숍, 타이퀀과 같은 헤리티지 건물들 덕분에 목적지 없이 걸어도 전혀 지루하지 않다. 

 

 오늘날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는 사람은 하루 약 8만 명에 달할 정도로, 명실상부 미드레벨의 꼭 필요한 시설이다.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는 언덕 지형으로 이루어진 미드레벨을 센트럴에서 편리하게 오갈 수 있도록 만들어진 시설이다. 센트럴에서 미드레벨을 잇는 시설에 대한 논의는 1980년대에 처음 시작되었고 이때 케이블카, 모노레일 다양한 옵션들이 나왔다. 1988년 에스컬레이터로 확정되면서 1991년 공사를 진행해 2년 반만인 1993년에 개통됐다. 현재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는 세계에서 가장 긴 야외 에스컬레이터로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다. 총 길이는 800m로, 에스컬레이터 시작점에서 끝점까지의 고저차는 135m다. 

  

 1993년 에스컬레이터 개통 후 몰린 사람


 

 에스컬레이터는 특히 미드레벨 중상부 주택가와 센트럴까지 이동하기 편리해져 많은 미드레벨러(Mid-Leveler)의 발이 되어줬다. 미드레벨러들을 위한 시설답게 미드레벨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출퇴근을 위하여 에스컬레이터는 아침 6시부터 10시까지 하행선으로 운행되고, 10시 20분부터 자정까지 상행선으로 운행된다. CNN은 2015년 가장 멋진 통근길로 소개하기도 했다.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가 생기면서 미드레벨 중부 지역에 많은 레스토랑, 바, 카페, 가게들이 우후죽순 등장해 소호가 홍콩의 대표 유흥 지역으로 발전하는 데 톡톡한 역할을 했다. 침차이키(沾仔記), 타이청 베이커리(泰昌餠家), 란퐁유엔(蘭芳園), 얏록 레스토랑(一樂燒鵝) 등 유명 홍콩 음식점들 외에도 전 세계 요리들을 만나볼 수 있다. 


 언덕에 사는 시민들의 불편을 해소해주기 위해 생긴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는 결국 많은 관광객과 시민들을 불러들여 지역 상권을 살렸고, 홍콩의 대표 관광지가 되었으니, 30여 년 전 이 에스컬레이터를 지을 때, 이런 나비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상상을 했을까. 코로나 이후 다시금 활기를 찾고 있는 소호 거리를 오늘도 걸으며 거리 곳곳을 눈에 담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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