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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주홍콩변호사]법률칼럼 114주 – 명예훼손의 근대화 Modernisation of Defamation Law 위클리홍콩 2024-05-10 12:26:20

안녕하세요? 이동주 홍콩변호사 (법정변호사)입니다.

 

지난 칼럼들에서 알아보았듯 오늘날 영국과 홍콩, 나아가 미국을 포함한 영국의 전 식민지 국가들에서 적용되는 명예훼손법은역사적으로 영국의 교회법정에서 처음 만들어진 것이었으며 이후 세속법정에서도 적용되면서 점차 보통법 (Common Law)의한 분야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형사처벌도 가능했으나 오늘날 명예훼손은 민사적 잘못 (Civil Wrong), 즉 벌금이나징역형을 받는 것이 아닌 금전적으로만 손해배상이 가능한 민사 불법 (Law of Tort)의 한 분야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보통법 (Common Law)이라는 것은 애초에 판례 (Precedents), 즉 판사들의 판결에 의해 만들어지는 법이고 (본지 법률칼럼1회 참고), 명예훼손법 역시 13세기부터 영국 판사들의 수 많은 판결문들에 의해 법리가 발전되어 왔습니다. 17세기에 이르러서는 “말”로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 (Slander)와 “글”로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 (Libel)를 구분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문서로 인한 명예훼손의 경우 크게 세 분류의 행위가 명예훼손으로 인정되었는데, 첫째, 허위로 타인이 범죄 행위를 저질렀다고하는 행위, 둘째, 허위로 타인이 전염병에 결렸다고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 셋째, 허위로 타인의 직책이나 전문성에 대해 비판하는 행위들이 법적으로 제재 가능한 행위들이었습니다. 이후 한가지 분류가 더 추가되었는데 1891년 영국 국회가 법으로 제정한The Slander of Women Act 1891 (여성비방금지법령)이었습니다. 해당 법령으로 인해 허위로 여성이 정숙하지 못하다(Unchaste, 즉 순결하지 못하다)고 전하고 다니는 행위도 명예훼손으로 제재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행위들 모두 타인의 명예 (Reputation)을 훼손하는 행위들로 보고 손해배상을 하게 만들었는데, 여기에는 피해자에게금전적 보상을 한다는 목적도 있었지만 사실은 이러한 법적인 판결과 배상을 통해 훼손된 피해자의 명예를 회복하는데 더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문서로 누군가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 (Libel)는 피해자가 입은 구체적인 손해에 대한 입증의 의무가 없었다는 점입니다. 즉 문서로 누군가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는 그 행위 자체만으로 불법으로 간주하고 법적인 처분이 가능하였다는 말입니다.

 

반면 말로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 (Slander)는 그 행위 자체만으로는 명예훼손죄에 해당되지 않고, 반드시 피해자가 입은 손해에 대한 구체적인 입증이 필요했습니다. 실제로 자신이 어떠한 금전적 피해 (Pecuniary Loss)를 입었는지에 대한 입증을 할 수 있어야만 법적인 소송을 진행할 수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오늘날 보통법에서 이해하는 “명예훼손”의 정의는 1936년 판례인 심 대 스트레치 (Sim v Stretch (사건번호: [1936] 2 All ER 1237))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바로 “원고의 전반적인 사회적 평판을 낮추는 언어 또는 행위” (the words tend to lower the plaintiff in the stimation of right-thinking members of society generally)가 명예훼손의 정의입니다.

 

이후 19세기를 거치면서 민주주의의 확립에 따라 명예훼손법도 근대화를 겪게 되는데, 바로 사회적 인권의 한 부분으로 “표현의자유” (Freedom of Expression)라는 개념이 인정되기 시작하였기 때문입니다. 이 개념은 상당부분 명예훼손법과 상충되는법적 인권으로 이후 영국 국회는 1952년, 1996년 법령들을 거쳐 그리고 오늘날 최신 법령인 2013년 명예훼손법령(Defamation Act)을 정식 제정하여 명예훼손법의 적용가능한 범위를 축소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즉 오늘날 영국과 홍콩의 명예훼손법 법리는 대부분은 보통법 (Common Law) 상에 존재하며 일부는 법령 (Legislation)에 의해 그 범위가 조율되어 오늘날의 모습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다음 칼럼에서 계속)

 

 

이동주 홍콩변호사는 Prince's Chambers에서 기업소송 및 자문을 주로 담당하는 홍콩의 법정 변호사 (Barrister)로, 기업회생 및 파산절차, 임의중재를 포함한 국제상사중재, 국제소송 및 각종 해외 분쟁에서 홍콩법 및 영국법에 관한 폭넓은 변호 및자문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 변호사는 인수합병, 합작투자, 금융, 증권, 지식재산권, 통상무역, 기업형사 등의 분야뿐만 아니라건설, 에너지, 조선, 해양, IT, 통신 사건 등 해외에서 발생하는 국내 고객 또는 로펌들의 각종 사건들을 수행, 대리하고 있으며, 분쟁해결을 위한 전체적인 자문 및 소송업무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홍콩변호사(법정변호사) 이동주

Kevin D. J. Lee

Barrister-at-law

Prince's Chambers (http://www.princeschambers.com)

이메일: kevindjle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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