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영화 향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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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 간 중국 공안, 중국에 간 홍콩 경찰
작가 이아림영화는 중국 본토에서 살고 있는 단란한 가족의 이미지를 등장시키며 시작한다. 하지만 이러한 가족의 이미지는 오래가지 못한다. 오히려 이 아버지는 화목한 가족의 이미지와 불화하는 존재이다. 아들의 시합에 보러 오겠다고 약속해 놓고는 오지 않아서 제대로 된 가족사진 하나 찍지 못하기 때문이다. 공위(이연걸 역)는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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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영화향유기] 매듭 없는 불완전한 사랑 이야기가 더 매력적인 건, <타락천사>
영화 는 전작이었던 과 비슷한 결을 유지하면서도 다른 특질을 띠면서 만의 고유한 정체성을 가진 채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네 명의 주인공, 그리고 불완전한 사람들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다는 것은 똑같지만, 두 에피소드가 강하게 분리되어 따로 진행되었던 과 달리 캐릭터가 서로 느슨한 연결을 유지하며 대화하며 감정을 공유하기도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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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영화향유기] 홍콩에서 가장 매력적인 도둑들
Pont des Arts 위 한 남자가 캐리커처를 받고 있다. 그는 화가에게 자신의 이름을 아는지 물은 후 자신만만하게 제 이름을 이야기한다. 담배 연기와 함께 강바람에 흩날리는 물결 진 긴 머리에 가죽 재킷과 스카프를 걸친 그의 이름은 제임스, 바로 장국영이다. 는 고아 시절부터 사부(증강 분) 아래서 함께 자란 아해(주윤발 분)와 홍두(종초홍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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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영화향유기] 발 없는 새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4월 16일 오후 3시, 당신은 나와 함께 했어. 당신 덕분에 난 그 1분을 기억할 거야. 너와 나는 1분을 같이 했어, 나는 이 1분을 지울 수도 없어. 그건 이미 과거가 되어버렸으니까." 잘생겼는데 성격은 나쁜 남자 vs 못생겼는데 다정한 남자. 희대의 밸런스 게임이다. 을 보고 처음 든 생각은 아비는 전자에 해당한다는 것이었다. 너무나도 평범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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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영화 향유기] 당연함과 당연하지 않음, 그 사이의 시간
이아림로저(유덕화 역)의 집안에서 오랜 세월 동안 일해 온 아타오(엽덕한 역)는 로저를 제외한 모든 가족들이 샌프란시스코로 이민을 갔음에도 로저가 홍콩에 남아 있는 한 집을 지키고자 한다. 집안을 깔끔하게 유지하고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로저를 반기며 밥을 차려주는 아타오의 역할은 그렇게 유지되는 듯 보인다. 마치 엄마처럼 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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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영화향유기] 관객과 멀어졌다가 가까워지기. 이를 반복하기.
작가 이아림1990년대에는 의 촬영이 너무 늘어지자 배우들을 하염없이 기다리게 할 수 없어 기분 전환 차원으로 찍었다던 영화 가 있다면, 2000년대에는 유사한 패턴으로 이 제작되는 동안 만든 영화 이 있다. 배우들은 예정에도 없던 영화를 찍게 된 셈인데, 직업으로서 배우는 연기를 한다는 것이 곧 자신의 일이기에 휴식을 위해 영화를 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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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영화향유기] 글로리와 해피니스 사이, 그 어딘가
비장한 음악 소리와 함께 한 남성의 꿈이 짧게 지나간다. 이윽고 그 남자는 땀을 흘리며 요란하게 깬다. 그러고는 을 보지 않았더라도 누구나 알 법한, 선글라스를 낀 채 담배를 문 주윤발의 모습이 등장한다. 마크와 아호는 위조지폐로 수익을 내며 조직의 일원으로서 어둡다면 어둡고, 화려하다면 화려하게 생활한다. 조직을 이끄는 아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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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영화향유기] 쿵푸에 취하고, 웃음에 취한다
1978년 개봉한 은 성룡을 국내에 본격적으로 알림과 동시에 큰 흥행을 이룬 작품으로, 주인공인 ‘황비홍’(성룡 분)이 무림 고수 ‘소화자’(원소전 분)을 만나 술을 마시고 취한 채로 상대의 허점을 공격하는 무술인 취권을 터득하여 악명높은 살인 청부업자 ‘염철심’(황정리 분)을 무찌르는 내용이다. 이연걸 주연의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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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영화향유기] 홍콩 거리를 거닐며 마주한 사랑의 순간
작가 이아림 아라이(장학우 역)과 아이렌(탕웨이 역)은 집안 어른들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함께 식사를 한다. 어른들은 둘의 관계가 진전되길 기대하는 눈치이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서로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각자의 옆자리는 이미 다른 사람이 앉아 있기 때문이다. 아이렌은 감옥에서 징역을 살고 있는 남자친구와 다시 함께 살 날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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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영화향유기] B급과 S급의 경계에서
글쓴이: 박시원 ‘올스타전’이라는 말은 단지 스포츠계에서나 쓰이는 말이 아닌 듯하다. 는 유진위 감독, 왕가위 제작의 B급 코미디 영화로 그 시절 홍콩 영화를 이끌어갔던 톱 배우들과 톱 제작진이 총출동하여 만든, 그야말로 올스타(All-Star) 영화이다. 관객은 장국영, 임청하, 왕조현, 양가휘, 양조위, 장만옥, 장학우, 유가령을 한 ...